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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월회

초월(初月)마다 초월(超越)하는 사람들의 이야기

회장단 20주년 축하메시지

많은 것을 배우고 좋은 친구를 만나온 20년

김호근(11대 회장, (주)세영회계법인 대표/공인회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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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전에 일본 나오시마에 다녀왔다. 몇 년 전 초월회에서 강원도 원주에 있는 뮤지엄 산(한솔뮤지엄)을 답사했을 때 받았던 강렬한 느낌이 늘 마음 한 편에 있었기에 나오시마 여행으로 자연스럽게 연결되었던 것이다.

 

뮤지엄 산은 출입구부터 이색적이었다. 버스에서 내려 돌담을 따라 기념품 숍을 지나니 마치 성벽처럼 그 내부가 가려진 또하나의 벽이 나타났다. 모퉁이를 도는 순간, 수평선이 보이는 연못 뒤로 모든 것이 열리면서 한눈에 다가오는 풍경, 안도 타다오가 설계한 노출 콘크리트 건물, 높은 내부 천장, 면과 면이 만나는 독특한 형태의 조합, 기술적으로 쉽지 않다는 트라이앵글 코너, 그 삼각형으로 뚫린 공간으로 들어오는 빛, 중간 긴 창을 통해 내부로 들어오는 빛은 빛과 함께 묘한 음영을 드리웠다. 종이회사의 박물관답게 사각구조물 안에는 파피루스가 자라는 온실이 있었고 종이 역사와 관련 된 전시공간이 자리하고 있었다.

 

박물관에서 소장한 이종섭의 작품을 관람하고 건물 밖 신라 고분을 닮은 스톤가든을 지나 그 끝에 있는 제임스터렐관으로 향했다. 빛의 예술가는 빛을 이용해서 전면에 대형 스크린이 있는 3차원의 입체공간 안쪽을 환상적인 다양한 색상으로 변화시키고 있었고, 조심스럽게 전면으로 다가가 뒤로 돌아서니 반대편 공간은 암흑이었다.

 

제임스터렐의 경이로움에 흠뻑 젖은 채 밖으로 나와 담벼락에 기대어 단체사진도 찍고, 네트워크를 표현한 백남준의 작품도 관람하였다.

 

다시 나오시마로 잠깐 돌아가자면, 나오시마 지중미술관에서도 뮤지엄 산에서와 비슷한 느낌을 받았는데 특별히, 하늘이 열려있는 사각 공간에 수련 작품을 전시한 모네의 방이 지금도 기억에 남아 있다.

 

안도 타다오가 설계한 건축물은 자연을 활용하고 자연과 동화되는데 이는 두어 달 전 월례회에서 영남대 최재목 교수가 강의한 <무를 통찰한 자유의 사상, 장자읽기>를 떠올리게 한다. 장자는 "삶이 없다면 죽음도 없고, 있는 것이 없다면 없는 것도 없다"라는 무를 이야기 했고, 그 강의 중에 특별히 기억나는 것은 쓸모없는 것의 가치에 대한 것이었다. 당신이 너른 땅 위를 걸어갈 때 필요한 것은 발 딛는 부분뿐이고 나머지는 직접 필요한 부분은 아니다. 그런데 필요 없는 땅이라 해서 발 딛는 부분 외의 땅을 모조리 파 버리고, 까마득한 절벽 위에 발 딛는 부분만 겨우 남긴다면 과연 맘 놓고 걸어갈 수 있을까?

 

그간 매월 모임을 하면서 훌륭한 회원들과 만나서 많은 것을 배우고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장자가 추구한 자연 속에서의 자유로운 삶을 깨닫고, 누구의 말처럼 친구들을 사랑하고 그 관계 속에서 좋은 추억을 계속 만들어 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우리 모두의 초월회에서.